poe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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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 단단한 뼈 / 이영옥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 詩 ' 당선작 ' 단단한 뼈 ' 시인 - 이영옥 실종된 지 일년 만에 그는 발견되었다. 죽음을 떠난 흰 뼈들은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무슨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독극물이 들어있던 빈 병에는 바람이 울었다.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온 경찰차가 사내의 유골을 에워싸고 마지막 울음과 비틀어진 웃음을 분리하지 않고 수거했다. 비닐봉투 속에 들어간 증거들은 무뇌아처럼 웃었다. 접근금지를 알리는 노란 테이프 안에는 그의 단단한 뼈들이 힘센 자석처럼 오물거리는 벌레들을 잔뜩 붙여놓고 굳게 침묵하고 있었다. 감상평 더보기 이영옥 시인의 시는 감정의 발로 없는, 한 편의 묵정한 수채화를 닮았다. 동아일보를 통한 신춘문예 등단 이후로도 일관된 그의 수준 높은 발표작들은 한결같이 어떤..
2021.01.14 -
李箱 - 이상(異常)한 가역반응(可逆反應)
. 빛 그리고 또 다른 자아로써의 광속 운행 일제시대에 태어나 27세의 짧은 생애를 살다 다시 우주로 돌아간, 한국 현대 문학의 작가인 (시인,소설가) '李箱, Lee sang' 시인의 난해한 - "이상한 가역반응" 시는 현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이상(李箱) 시인 겸 소설가의 대표작 소설인 " 날개"의 주요 내용은 분열된 자의식의 흐름을 명료히 기술해 낸 소설로 분열된 자아의 두 모습을 정교한 심리적 묘사로 그려내고, 소설의 마지막 대목에 나오는 ' 날개 '의 비상에 관한 염원을 통해서 분열된 자기 자신의 자아를 결합시켜 , 나아가선 자기 구제내지는 구원를 꾀하는 자기 실존적 의지를 추상적으로 그려낸 원숙한 근대 문학 소설로써 유명한 한국의 천재적인 불세출의 작가이다. 각설하..
2021.01.05 -
소를 웃긴 꽃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vimeo.com/496411922 - 시집 '소를 웃긴 꽃' (문학동네) 중에서 꽃이 소를 들어 올리다니 동화 같은 상상력인가 싶은데 가만, 저것은 실제가 아닌가? 들판에 풀(꽃)이 있는 한 풀밭에 서있는 소는 결코 맨 땅을 밟을 수 없다. 납작 엎드리긴 했어도 풀이 온 몸으로 소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먹이 사슬에서 생산자인 꽃풀은 생산자이며, 풀밭에 선 소는 1차 소비자인 소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2021.01.03 -
[poem]- 남산의 호령
[詩]- 남산의 호령 남산 봉우리 올라서면 산하만 보지말고 천하를 보라 눈썰미 맹탕일 진정 백만 잎새 호령치듯 우렁찬 안목을 뜨라 뜻은 높고 고고하게 길을 넓고 곧곧하게 혼은 곱고 표표롭게 걸음은 성큼 총총하니 남산 중허리 내려설 제 황혼은 꺽지말고 장엄한 생을 如如하라 그대 남산의 호령이여 ! 육백년 광속의 담박질로 어스녁 허리재로 와 부서지는 저 북극성의 찬연한 빛처럼 정겨운 걸음걸음 알알히 새겨보세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