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웃긴 꽃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거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 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vimeo.com/496411922 - 시집 '소를 웃긴 꽃' (문학동네) 중에서 꽃이 소를 들어 올리다니 동화 같은 상상력인가 싶은데 가만, 저것은 실제가 아닌가? 들판에 풀(꽃)이 있는 한 풀밭에 서있는 소는 결코 맨 땅을 밟을 수 없다. 납작 엎드리긴 했어도 풀이 온 몸으로 소를 들어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먹이 사슬에서 생산자인 꽃풀은 생산자이며, 풀밭에 선 소는 1차 소비자인 소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2021.01.03